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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몬/썰

야마타이 센티넬버스 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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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센티넬버스 야마타이가 보고 싶어서 짤막하게 쓴 썰

아마 쓴다면 야마타이, 히메니시히메, 니시타이 등등이 있지 않을까.




 야마토는 간만에 단정하게 군복을 차려 입고 눈 앞에 있는 남자의 인터뷰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자신을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게 만들어 놓고, 인터뷰를 계속 진행하는 건방진 남자는 다름 아닌 자신에게 새로 배정된 센티넬이었다. 사전에 인터뷰가 있었다면, 미팅시간을 늦추었으면 될 일이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제3자를 통해서 제멋대로 미팅시간을 통보해놓고, 자신을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하고 있었다. 많은 센티널을 만났지만, 이런 식으로 자신을 대놓고 무시하는 센티널은 또 처음이었다. 야마토는 화가 단단히 났다. 눈 앞에 있는 센티널이 국가에 소속된 센티넬 중 가장 높은 위치를 부여 받은 센티널이라고 하더라도. 이런 식의 취급은 용서할 수 없었다.


-감사합니다. 타이치 대령.

-별 말씀을.


 인터뷰어에게 매너 있게 문까지 열어놓고 배웅한 뒤에, 타이치 대령은 문을 닫았다. 여기 앉아요. 그제서야 타이치는 야마토에게 고개 짓으로 자신 앞 쪽으로 앉으라고 지시했다. 야마토는 인상을 콱 구긴 채로 의자에 앉았다. 야마토는 꼿꼿이 허리를 세워 위압적으로 타이치를 바라보았다. 야마토의 풍채에서 나오는 위압감에 움츠릴 만도 한데, 거기에 맞서서 타이치는 끝까지 능글맞은 미소로 야마토를 대했다.


-저에게 새로 배정 받은 가이드라고 들었어요. 이름이….

-이시다 야마토 중위 입니다.

-아 편하게 야마토라고 불러도 될까요?

-그냥 워울프라고 불러 주십쇼.


 본명이 아닌 전장의 별명을 부르라는 건, 절대로 당신하고 친해질 일이 없다는 야마토의 의사표현이었다. 타이치는 단호한 야마토의 태도에 조금 당황했으나, 이내 알았어요 라며 짤막하게 대답했다. 역시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다. 자신의 말에 한 번도 지려고 하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자신과 그의 사이를 가로막는 넓은 탁상을 넘어서 그의 멱살이라도 잡고 싶었으나, 그런 욕망을 야마토는 꾹 참았다. 싫어도 좋아도 당분간은 계속 마주쳐야 할 사람이다.


-전 타이치라고 불러주세요.

-알겠습니다. 타이치 대령님.

-편한 대로 불러요. 타이치든, 타이치 대령이든.

-고맙습니다.


 뭐 마실래요? 이야기가 길어질 것 같은데. 커피면 됩니다. 원두커피? 설탕은요? 괜찮습니다. 시시콜콜한 대화가 오고 간 뒤에, 타이치는 커피를 대접한다며 잠시 자리에서 일어났다. 타이치의 뒷모습을 쫓던 야마토는 그를 훔쳐보는 것 같아서 이내 고개를 돌렸다. 건방진 그의 미소가 마음에 안 든 건 사실이었지만, 그게 왜 쓸데없는 관심으로 바뀌는지 야마토는 혼란스러웠다.

 뜨거우니깐 조심해요. 타이치는 쟁반 위에 커피잔을 내려 놓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야마토는 큼큼 헛기침을 하며 조심스레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고소한 원두향이 꽤 야마토의 취향이었다.


-본격적으로 이야기해보죠. 저에게 가이드가 붙은 거라면….

-아마 조만간 적들의 1차 공습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불리해지면 내 능력을 쓰면 되는 거구요.


 타이치는 야마토가 앞으로 어떤 말을 할지에 대해서 꿰뚫고 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야마토의 말을 가로챘다. 타이치의 말이 맞았다. 타이치의 능력은 다가올 공습에 꼭 필요할 능력이었고, 야마토는 그런 타이치를 커버하기 위해 타이치의 가이드로 배치되었다. 타이치의 능력은 다름 아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이었기 때문에 타이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몇 십년 동안 지구는 괴생물체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었다. 주어진 환경에 인간이 진화라도 하는 듯, 괴생물체의 공격에 비정상적인 공격능력을 가진 인간들이 늘어갔다. 그런 능력들이 발현한 인간들을 센티넬이라고 불렀고, 그런 센티넬은 국가가 관리했다. 하지만 능력들은 완전하지 못 했다. 인간들이 컨트롤하기에 너무나 막대한 능력들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능력들이 폭주하지 못 하게 센티넬에게 있어서 가이드라는 존재가 따라 붙었다. 신기한 건, 센티넬의 존재가 생겨남에 따라 자연스레 가이드들도 생겨났다.

 이상적인 센티넬과 가이드의 관계는 서로의 이름이 연결된 관계였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타이치도, 야마토도 자신들과 연결된 파트너를 찾지 못 했다. 그렇기 때문에 둘 다 계속 파트너가 교체 되었는데, 타이치의 능력이 너무나도 강력한 능력이었기 때문에 그 능력을 커버할 수 있는 게 최고의 가이드라고 불리 우는 야마토 밖에 없다고 상부에서는 판단했다.


-감당할 수 있겠어요?


 갑작스런 타이치의 물음에 야마토는 꽤나 멍청한 말투로 네? 라고 내뱉었다. 야마토는 그 상황이 당황스러웠는데, 그를 그렇게 만든 건 그의 물음이 아니라 그 물음에 담긴 타이치의 저의 때문이었다. 그 물음은 야마토의 능력에 대한 의심에서 비롯한 게 아니었다. 진심으로 야마토를 걱정해서 타이치는 야마토에게 물어본 거였다.


-버틸 수 없다면. 지금 당장.

-무슨 생각하시는 겁니까?

-네?


 야마토는 낮게 그르렁 거리며 타이치의 말을 잘랐다. 그러고서는 타이치를 똑바로 바라보며 야마토는 말을 이어갔다.


-이런 걱정. 오지랖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대령님

-……………


 빌어먹을. 이런 이야기 하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야마토는 말을 하고 나서도 아차 싶어서 그 뒤로 말을 잇지 못 했다. 타이치의 걱정은 이해 못 하는 게 아니었으나, 이 상하게 그의 말에 화가 났었다. 타이치의 능력에 버티지 못 한 가이드가 많다는 건 야마토도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그가 걱정하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거였을 지도 모른다. 그걸 이해하기 이전에 꽤나 제멋대로 자기의 입에서는 말이 튀어나왔다. 충동이라는 단어는 야마토에게 낯선 단어였다.


-미안해요. 그런 의도로 이야기한 건 아니었는데.

-아닙니다. 저야말로 건방지게 이야기한 것 같습니다.


 그럼 사과의 표시로 악수 어때요. 자. 타이치는 머쓱해하는 야마토에게 먼저 손을 내밀었다. 타이치는 살짝 올라간 눈꼬리가 휘어지도록 웃었다. 그 웃음은 아까와 같은 어설픈 웃음은 아니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이 센티널에 대해서 야마토는 도무지 종잡을 수 없었다.

 야마토는 자신 앞에 내밀어진 손을 그보다 조금 커다란 자신의 손으로 잡았다. 타이치의 손은 생각보다 더 작은 손 이었지만, 손에 생긴 잔 상처들은 세월의 흔적들을 느끼게 해주었다. 자신의 손 못지않게 그의 손 또한 거칠었다.

 그 뒤에 이야기는 길게 이어가지 못하고, 다음 미팅 약속만 잡고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야마토는 빠져 나왔다.


 








-니시지마 소령

-오셨습니까. 사령관님


 니시지마는 건성으로 인사한 채, 상대방을 바라보지도 않고 서류에 열중했다. 둘 사이에는 하늘과 땅과 같은 계급차이가 많이 나지만, 니시지마는 사령관인 히메카와에게 건방지게 굴었다. 하지만 히메카와는 그런 니시지마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른 군인들이 보면 뒷목잡고 쓰러질 광경이었지만, 히메카와는 연구실에서 자료에 몰두하는 니시지마의 정수리만 빤히 쳐다보았다.


-타이치 대령하고 이시다 야마토 중위 미팅은 주선했나?

-네. 이미 한 번 만남을 가졌습니다.

-어떠했나?

-어떠하긴. 이렇죠.


 니시지마는 히메카와에게 서류더미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어 내밀었다. 히메카와는 그 종이에 적혀 있는 글을 읽으며 이마를 짚었다.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자주하는 히메카와의 버릇이었다.


-타이치 대령의 가이드를 못 하겠다 라.

-그것도. 만남을 가진 바로 그 당일, 저한테 내밀더군요.

-강제로 엮어놔야겠군.

-야마토 중위의 의사가 뚜렷한데, 괜찮겠어요?


 니시지마는 야마토와의 만남을 가졌던 날의 야마토를 또렷하게 기억한다. 니시지마의 연구실로 들어온 야마토는 잔뜩 굳은 얼굴로 하얀 종이를 니시지마에게 내밀었다. 니시지마는 야마토의 얼굴과 종이를 번갈아 보다가 이 종이를 받는 게 나을지에 대해서 생각했다. 무언가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손으로 입술 주변을 매만지면서 눈치를 보다가, 그 종이를 받아달라는 무언의 신호를 보내는 야마토를 무시할 수 없다고 니시지마는 판단했다. 야마토가 건네 준 종이에는 달랑 한 줄만 적혀있지만, 그만큼 야마토의 의사는 확고했다.


-중위. 명령불복종이야.


 니시지마는 조금 힘주어 명령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괜찮습니다.

-나 말고 사령관님이 명령해도 이럴 건가?

-제 의견은 변함없습니다.


 현명하게 제 의견을 받아 드리실 거라고 믿습니다. 그럼. 야마토는 그 말만 남기고 곧장 문을 열고 나갔다.


-내가 야마토 중위한테 이야기 해보겠네.

-사령관님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문제는 대령님 쪽이니깐.

-응? 타이치 대령?


 주저 없이 말하는 니시지마의 말에 히메카와는 의문을 표시했지만, 확신에 가득 찬 니시지마의 눈동자에 히메카와는 더 이상 물어보는 것을 접었다. 히메카와가 니시지마에게 더 캐묻지 않는 것은 니시지마에게 맡긴다는 뜻이었다. 어차피 이 둘의 담당은 니시지마 저였기에, 자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다가올 싸움에 대비해서 타이치 대령. 아니 자신의 제자에 대해서 가장 최선책에 대해서 선택한 부분 이었는데, 타이치는 그것을 거부했다. 타이치의 성격상, 타이치가 야마토에게 어떻게 나왔을지 예상되었고,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성적으로 타이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야마토가 필요했다.


-늘 그렇게 자기 혼자 희생하려고 한다니까.

-뭐라고 했나? 니시지마 소령.

-아. 아닙니다. 어쨌든 제가 잘 마무리 짓겠습니다. 타이치 대령님과 이시다 야마토 중위 둘 다 제 소관이니깐요.

-알겠네. 아. 그리고 말이지. 소령


 히메카와는 자신을 바라보는 니시지마에게 오늘 저녁 식사나 같이 하지 않겠나? 라는 뒤의 말을 전달하고 싶었으나, 다시 도로 삼켰다. 자신을 빤히 바라보는 히메카와를 보며 니시지마는 고개를 기울였지만, 끝끝내 히메카와는 니시지마에게 그 말을 전하지 못했다. 어물쩍 넘겨버린 자신의 말을 니시지마가 내심 알아주기 원했으나, 거기까지는 욕심인 것을 본인이 가장 잘 알았다. 히메카와는 니시지마에게 지금 당장 부담은 주기 싫었다.


-아닐세. 일단 명령우선권을 줄 테니, 둘의 싱크로율 검사부터 진행 해. 자네 명령으로 안 될 경우, 내 앞에 둘 다 데려오고.

-알겠습니다. 사령관님.


 히메카와는 그 말을 남기고 니시지마의 연구실에서 나갔다. 니시지마는 타이치에게로 가기 위해 당장 남은 서류들을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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